여행, 감성의 회복

자전거여행 | 4일차, 공주-계룡

insummus 2009. 7. 3. 17:35

출발
오늘은 비교적 일찍 일어났다.
찜질방이 무지 더워서.. 오히려 몸이 안좋아지는 느낌이다.
어제까지 좀 힘들었던 양쪽 인대들은 조금 안정을 찾은듯 하다.
아침일찍 나설 준비를 하고,
간단하게 밥대신.. 어제 만난 여행자분께서 삶은계란과 베지밀을 사셨다.
아침이라 무겁게 먹기도 머했지만, 너무 가벼운건 아닐까.. 
2% 부족한 아침을 먹고..
아, 어제 여행자분과 얘기를 하다가 우리가 무식하게 여행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것은 바로..
중간중간에 섭취해야 하는 영양분, 간식!!
한시간 정도 단위로 무엇인가 꾸준히 넣어줘야 한다고 한다..
안그러면 힘들다고..
이때는 그냥 "그래.. 어제 우리 공주오다가 배고파서 죽을뻔 했어..(생라면을 부셔먹었다)" 라고 생각했다.
어쩌튼, 12~3일차쯤 다시 애기가 나오겠지만,
중간에 간식을 섭취하는건 정말 중요하다. 계획하는 분들은 꼭 참고 했으면 좋겠다.

근데 이상한건!!
어제 몸무게를 재봤는데, 2kg이 쪘다??? 여행하면서 그렇게 땀흘리고 힘들었는데?
다음날 재봐도 분명히 쪘다... 첫날 찜질방에서 재었던 무게보다..
이건 뭘까.. 미스테리다....


어쩌튼!! 오전 10시쯤 찜질방을 나와, 여행자 분과는 또 다른 우연한 만남을 기약하며,
이름,연락처도 묻지 않고 그렇게 헤어졌다. 여행의 묘미 아닐까?..
그리고
어제 구경하지 못한 공주시내를 돌아본다!
가봐야 할 곳은.. 일단 무려왕릉은 가봐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오늘은 공주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계룡으로 넘어간다. 나의 군복무지 였던 곳으로..






공산성
무려왕릉을 가는 중, 산성같은게 하나 보였다. 응? 뭐지~ 가볼까!! 하고 간 곳. 공산성
뭐, 그냥 특별한 건 없다.. 앞에 보이는 강을 마주하며 그야말로 산성이었으니깐..
근데 아쉬운건...  산성이 여기저기 공사중이었다는 거.. 볼게 없었다.
게다가 더 아쉬웠던건 복원하고 공사하는데, 너무나 티가 날 정도로 어설픈 자제들을 사용한다는거..
기왓장형태의 정자를 짓는데, 철로 된 기왓장 모양의 지중을 사용하고 있었다.
정말 안타깝다..
한 도시의 문화재급일텐데.. 이런식으로 관리되고 있었다는 것이..


<공산성 입구>







<공사중인 모습이 처음부터 보인다>


<그래도 오래 되었을텐데 비교적 깔끔하게 정리가 잘 되있긴 하다>





<안에 들어가서 보게되는 첫 장면, 공사중인 흔적이 여기저기 보인다>


<여행시기가 벛꽃이 필 무렵이라 여행내내 벛꽃을 보게 된다>


<나름 전망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모습들>





<오래된 나무들이 상당히 많이 보였다, 나무의 둘레도 3~4미터 되는것도 족히 있었다>


<공주시내가 보이는 전경>








<꽤 가파르다, 무릎 안좋은데 아침부터 괜히 산타는거 아닌가 싶었다>






음.. 공산성..
지나가다가 동네 입구에 있어 들렸는데, 생각보다 볼게 없었다.
공사중임에도 불구하고 입장료를 받고 출입을 시켰다는거.. 공사중인데...........
아쉬움을 뒤로하고, 무려왕릉을 찾아간다! 거긴 좀 다르겠지!!!!







무려왕릉
무려왕릉..
역시, 그래도 큰 유적이기때문인지 나름 시설도 잘 되있고 사람도 많이 모여들었다.
일요일 아침이라 그런지, 가족단위의 관람자들도 많이 보였다.
신기한건, 대부분 공주 분일실텐데 꽤나 많은 인파가 몰렸다는 것이다..
얘들은 보고 또 보고.. 또 보고 하는걸까?..
뭐 무려왕릉은 예전 국사책에서 보던것들, 그리고 서울의 국립박물관등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장식구들..
그런것들을 똑같이 볼 수 있다..
별로 색다름은 없었던...
고분들도 실물에는 들어가보질 못하니 아쉽기도 했고..
역시 먼가 2% 부족한듯 한 모습..


























탁 트인 모습들,
그것 만으로도 여행의 재미는 있는것 같다..
도시의 답답함을 떠나서 정겹고 시원한 모습들을 본다는 것.



배고프다
계란3개의 효과는 짧다..
오늘은 이제 공주에서 계룡으로 넘어간다. 약간 코스가 돌아가는 코스긴 하지만,
자전거타고 여기까지 왔는데, 2년동안 군복무를 했던 곳을 지나치긴 아쉽다.
감사했던 분들도 계시기에 인사도 할겸 들리기로 하고, 부대에 3시까지는 간다고 했으니 어서 밥먹고 출발해야지.

뭐 30km정도? 안되니깐 금방 갈것이다...
(이 생각은.. 착각이었다는 것을.. 조금 뒤 깨닫게 된다.)

오늘 점심은!! 배고프니깐!
우렁쌈밥.
그동안 부족했던 단백질을 고기 조금과 쌈밥으로 회복!!!




계룡으로 이동
계룡을 향해 출발한다.
지난 2년의 군복무 기억이 좋지만은 않다. 당연할 것이다..
이 글을 보는 사람도, 군복무했던 곳의 후임들을, 간부님들을 보러 갈 생각을 하는가?
나는 보직이 나름 특이하다면 특이했던 소프트개발병이라.
급이 높은 간부님들과도 일을 했고, 소,중,대위님들과도 편하게 지내던 부대였고,
군무원님들도 있어 같이 근무하고 해서 그럴까,
소중히 여기는 몇 분들이 계시다. 그래서 이 기회에 한번 찾아뵙는것도 괜찮지.. 하고 출발한다.
일단 면회자 자격으로 부대 출입을 하기 위해서, 3시정도까지 출입을 해야.. 얘기도 좀 하고 나올 것 같아서..
1시쯤.. 출발해서 2시간이면 가겠지 싶었다..

이건 왠걸..
거리상으로는 얼마 되지 않았다. 30km남짓?
근데... 그 30km가 업힐이었다는 거...
거의 10km정도가 업힐, 10km가 다운힐, 10km정도가 평지의 구성이랄까.
하필 또 가장 더울 1시~3시 사이의 이동이었다..
힘들어서 사진 찍을 생각도 못했다..
정말.. 물도 없고 땀은 비오듯 흘러내려서 헬멧이고 바람막이고 다 벗어재꼇다.
옷도 땀으로 완전 젖어있던 상황이고..
몸에서 쉰내가 난다.....

하지만,
업힐의 정점에 다다르고 내려갈때의 쾌감.. 시원함.. 속도감...
재미있고 스릴넘치며 허무하다...
1시간 힘들게 올라간 업힐을 10분도 안되서 내려오니.. 이건 뭐...


<공주-동학사-계룡 코스로 간다, 동학사.. 복무시 종종 회식하러 왔던 곳인데 새롭다>



<업힐의 정점이다...  계룡시 이정표.. 반갑다...ㅠㅠ>





어쩌튼.. 대충 시간맞게 부대에 도착했다.
미리 연락은 했었지만 부대에 거의 다와갈때,
행정반에 전화를 했다. 오늘 당직은 내 바로 밑 후임이었던 지혁이.
진짜 왔다니깐 조금 어이없어하기도 하고 중대장님도 계신다고 말씀드렸단다..
.
.
.
일이 점점 커진다....
어쩌튼 막내보고 면회를 나오라고 한 후, 부대에 출입!!
민간인으로 내 부대에 들어간다는것, 나름 기분 괜찮다.
그동안 찍고 싶어도 못 찍었던 부대의 모습들도 찍을 수 있고..
자유란 이런거 아닐까.

 <면회장소였던 개나리회관>




<2년간 생활했던 생활관.. 참 열악하다>



<군대에서 좋았던 점(?)중 하나는 스타벅스 커피들을 싸게 마실 수 있었다는 점도 있다. 피엑스에서 간식을 사고!!>



<오늘 당직이었던 바로 밑 후임, 뺸질거렸었는데..>

 

 

 면회시간이 1시간 30분정도 밖에 없었는데..
중대장님과 얘기도 하고.. 애들하고 얘기도 하고..
사실 좀 자고 싶었다.. 여기까지 오느라 너무 힘들어서.. 그놈의 언덕..
어쩌튼,
2주도 안되었지만 다시 오니깐 새롭긴 하다.. 






이병호 권사님, 이상인 집사님..
사실 어제 저녁에 근복무할때 우리 부대를 담당해주시던 권사님에게 연락을 드렸다.
오늘 계룡에 가는데, 혹시 교회 게스트룸같은 잠 잘곳이라도 있으면 알아봐달라고.. 그리고 저녁때 교회서 뵙겠다고..
그래서, 오늘 부대에 도착한 후에. 전화를 드렸다.

그리고 놀라운 경험이 시작된다..

부대 안에는 외부 손님들만 잘 수 있는 숙박시설(?)이 있다. 보통 타 부대들은 이 숙박시설들이
군시설 밖에, 면회소 있는 곳에 있는데 우리부대는 특이하게 내부에 있어서 숙박하는 것 조차도 까다롭다.
사전에 출입절차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권사님께서 그곳에 방하나를 잡아뒀다는 것이다..
응? 우리 신원조회랑 출입조취도 안되었는데 가능할까?.. 게다가 자전거도 있어서 이걸 부대 타고 들어가는게 될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부대 정문에서 만난 권사님과 반갑게 인사를 하고, 
같이 부대 정문을 통과한다.. 그리고 지키고 있는 헌병들에게.. 이런저런 설명을 하고..
이래이래저래저래 어디론과 전화통화를 한번 하더니..
OK!!! .........
아.... 우리 권사님도.. 중령이시지..
우린 까먹고 있었다. 우리 권사님도 군인이셨다는 것을...
다행이도 우리가 전역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해서 쉽게 사전조취 없이 현장에서 조취가 가능했던 것이다.
우오오오오..
그 느낌 아는가? 내가 2주전에는 입수보행도 못하고 탈것은 무슨.. 오로지 걸어다녀야 했던 부대를..
자전거 타고 달리고 있는 기분..
그 기분... 묘하다..
정말 영준형이랑 이건 말도 안된다면서 자전거를 타고 부대를 달린다.. 하하.....
3군의 참모총장이 있는 그 곳에서..
게다가 부대내 숙소까지..

웃음밖에 안나온다ㅋㅋ

대충 짐을 정리하고,
권사님과 집사님이 밥을 사주셔서 밥먹으러 갔다. 
그리고 2년간 예배 드렸던  교회에서 저녁 예배를 드렸다..
정말 감사한 하루..
항상 잘해주시던 이병호 권사님, 이상인 집사님께 너무나 감사하다..
언젠가 꼭 배풀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하면서.. 


<이병호 권사님, 이상인 집사님.. 구룡관사의 고기집. 고기가 괜찮았어>

 

 

 <2년간 저녁예배를 드렸던 육군본부 영외교회, 상당한 규모이다>

 

 <집사님의 둘째아들 성기군>



<교회 내부의 모습!, 2층이고 육군이 예배 드리는 곳이다.>










예배를 마친 후
예배를 마친 후에, 부대로 돌아가는 복귀 버스를 타고 다시 부대로 들어갔다.
2주전만해도 생활관으로 갔어야 했는데.. 밝은 달빛을 맞으면서 산책하며 숙소로 돌아간다..


<부대 내에서 묶었던 숙박시설>



<생활관에서 공수해온 건빵들, 간식으로 아주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아!~ 좋다..
상상이나 했을까. 부대가 보이는 곳에서 잠을 잘 줄이야..
밀렸던 빨래도 하고, 오랜만에 TV도 보면서 여유롭게 하루를 마무리 하고 있다.
계룡에 오면서 오늘은 쉬는 날로 생각하고 왔는데,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편하게 쉬다가 갈 수 있을것 같다.
오랜 여행을 위해서 고기로써 보충을 해야한다며 고기를 사주신 권사님 집사님도 감사하고,
반 강제적으로 얻어먹고 빼어왔지만 건빵과 스타벅스 커피를 내주었던 생활관 후임들까지..

오늘은 편하게 잠을 이룰 수 있을것 같다.
내일도 아마 오전중에는 부대 사람들을 좀 만나고, 역시 얼마 멀지 않은 부여로 다시 넘어 갈 것 이다.
오늘 내일 재충전을 좀 하고 여행의 본격적인 시작이 되는 시점이 되지 않을까 한다.











전국여행 4일차(2009.04.05)
정말 새로운 경험을 한 날이다..
부대에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닌다니..
다시 가고 싶지 않은 느낌이 아니여서 그럴까.. 나의 부대였던 곳은 생각보다는
그리운 느낌이 남아있는 듯 하다..
아마도 지금은 민간이기때문에 드는 생각이겠지..
다시 가라고 하면.......................................
안가겠지만..
아무튼, 몇일 지나진 않았지만 민간인으로 봐 왔던 사람들을 다시 만났다..
기분이 새롭네..
오늘 너무나 극진한 대접을 받아서 정말 편하게... 푹 잠을 잘 수 있었다.
4일째만에 맞는 휴식기..






사용한 돈 
아침 : 여행자분이 사주신 계란3개, 베지밀 
점심 : 공주에서 우렁쌈밥, 14,000
저녁 : 계룡 구룡관사 음식점, 이병호권사님,이상인집사님이 사주신 삼겹살
숙박 : 계룡의 부대내 숙소
입장료 : 공산성 2,400(2인), 무려왕릉 3,000(2인)

오늘 쓴 돈 : 19,400원 , 누적금액 : 206,400원 , 잔액 : 793,700원

이동거리
공주 -> 공산성, 무령왕릉 -> 계룡 동학사 -> 계룡대
라이딩 시간 : 13:00 ~ 15:00
최고속도 : 63km/h 
오늘 이동거리 : 38km
누적 이동거리 : 264km




<4일차 이동경로, 연보라색 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