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감성의 회복

자전거여행 | 8일차, 선유도-전주

insummus 2009. 8. 12. 17:02
어제저녁
어제저녁, 다음 행선지를 어디로 잡을까 고민중에 있었다.
서해를 따라서 쭉~ 내려가볼것인가..
아니면 몇일 전, 연락을 해봤던 전주에 사는 서찬이라는 친구네를 들러볼까.
전주...
가보고 싶긴 한 지역이긴 하지만.
다시 내륙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점에서.. 약간 고민이다..
어떻할까.... 고민하다가..
이왕 여행하는것, 지방에 있는 친구들을 죄다 만나보는 것도 좋은일이니! 들리기로 한다!~
여행의 일정은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





아침은 생략
요즘 매번 아침은 생략하게 되네..
딱히 아침부터 무겁게 먹기도 그렇고 간단하게 해먹기는 뭐 없고..
8~9시에 출발하면 그냥 좀 지나서 점심을 일찍 먹자~ 라는 생각으로..
아무튼!~
어제 밤 조개를 캐 보려고 했는데.. 늦게 일어나서 배시간은..11시쯤이라..
그냥 선유도 한바퀴를 돌면서 바람이나 쐬자~ 라는 생각으로 길을 나섰다~




여행의묘미
아침 바람을 쐬며 자전거를 타다가, 잠시 멈추고,
멀리서 조개캐는 주민분이신 아주머니들이 보인다..
오.. 조개가 캐지는구나.. 하며.. 슬쩍 다가가 본다!
바다사람들이 대부분 그러한데.. 좀 무뚝뚝하시다..
물론 그 내면에는.. 정 많으시고 한데, 낯설다고 할까... 이 아주머니도 그러하셨다~
"왜 날 찍어~ 저기 옆에 있는 할머니 찍어~"
그러면서 묵묵히 조개를 캐신다...


<조개 캐시던 아주머니? 할머니?>



<제법 조개캐러 나오시는 할머니들이 많았다. 이 섬의 할머니들은 이걸로 하루 일당을 버신다고..>






그리고 또다른 여행자를 만나다
잠시 앉아서 쉬고 있는데 홀로 자전거를 타고 오시는 아주머니가 보였다.
아주머니께서 먼저 인사를 건네셨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시작..
아주머니께서도 자전거여행을 오셨다. 그것도 홀로!~
애기하다가 알고보니 같은 민박집에 묵고 있었던 것이다ㅎㅎㅎ
안그래도 어제 저녁에 선유도에 들어왔을때 민박집 아저씨가 밑에도 자전거타고 들어온 학생들이 있다고 했단다..
오.. 신기하다..
이 아주머니에 대해서 기억해보자면..
일단 55세이시다.. 워..
그리고 매년 8000여km의 자전거를 타신다고 한다.
2~3개월에 한번정도는 1주일정도씩 해서 자전거여행을 홀로, 다니고 계시고..
아무튼 애니메이터이신 이 아주머니는.. 우리가 아는 만화에 캐릭터작업이라던지 애니메이션 작업을 
해 오신 분이다.. 20여년은 해 오신듯.. 톰과제리..등 디즈니와 작업도 하고.. 수출도 하는..
3~4년전부터 일이 전부가 아니라 나의 시간을 가져야겠다 싶어서..
일은 조금씩, 정말 바쁠때만 잠깐씩 해주고 주로 여행을 많이 다니신단다.

이런저런 얘기들을 많이 하며..  정말 젊게 보이시고, 젊게 사시고,
홀로 여행다니시는것도 대단한것 같다.
아주머니 말로는.. 오히려 혼자다니는게 좋다고..
게다가 여자분이시라, 여행히 좋은점도 많다는....방값DC라던지... 여러면에서..
생각보다 위험하지는 않다고 하신다.

이 아주머니와 애기하면서 새롭게 생각하게 된 것들도 있다.
진정한 여유가 무엇인지, 여행이 무엇인지..
혼자서 하는 여행이 처음이 힘들지만 시작한다면 상당히 좋을것 같다는 생각과
이번 여행을 통해서 보다 적극적이고 먼저 나서는 그런 모습을 얻게 되었으면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아주머니가 하신 말씀중에..
따로 또 같이라는 말을 중요하게 생각하셨는데..
부부로써 30여년을 같이 살아도 자신만의 시간이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신단다.
서로를 너무 가두지 않고 시간을 주는 것..

"평생을 같이 할 사람과  모든것을 함께하고, 보고, 느끼는것도 중요하고 좋지만,
어떻게 보면 그만큼 바보같은 행동이 있을 수가 없다.."

라는 말을 하셨다.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받아들이기 나름이겠지만, 나름 일리가 있는 생각이라 생각한다.


또 놀라웠던건!!
내가 사는 신월동 주민이라는거... ;;
정말 당황스럽다!~
두명의 여행객과 밥먹고 그랬는데.. 두분다 신월동 사람이라니;;;
이거 참.. 세상 좁다..









선유도를 떠나고, 이젠 전주로
아주머니랑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벌써 배 시간이 다되간다.
우리는 나올때 바로 선착장에 갈 준비를 하고 나온터라.. 바로 이동하면 되었는데,
아주머니는 민박집에 들렸다가 나와야한다고 하셨다..
그러다가, 선유도 말고, 장자도..로 가면 그곳 배삯이 5천원가량 더 싸다는 사실을 아주머니가 알려주셨다!!
이런.. 
그렇다.. 선유도 선착장은 민간에서 운영하고, 장자도 선착장은 국가에서 지원금이 나와서 조금 저렴하단다.
새로운 정보를 알게되고, 아주머니와는 장자도 선착장에서 배시간 맞춰서 만나기로 하고 헤어진다


<여기가 장자도 선착장>



<장자도 선착장, 표 사는곳, 선유도에 비해 훨씬 사람들이 정감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배를 기다리며 말려진 멸치..>








거대한 홍합
파도때문에 배가 쉽게 접근을 하지 못하고 있단다..
그렇게 기다리고 있는데, 어떤 어부이신지... 그물 하나를 들고 나타나신다. 그리고 친구들과...
선착장 매표소는 매점도 같이 하고 있었는데, 
즉석에서 술자리가 마련된다..
그물안에 있던건 자연산 홍합!~
자연산 홍합? 듣도못한 자연산 홍합...
워.......
이건....
홍합이...너무 크다..

배를 기다리는 우리와 아주머니를 보시더니..
와서 같이 먹으란다...
맨처음엔 그래도 되나 싶었는데.. 어느새 한두개 얻어 먹고 있다.
진짜 크다... 그리고 비리지도 않고 홍합의 재발견?
이런걸 이곳 사람들은 그냥 바다에서 주워 먹으니.... 괜찮다~

이게 토종 홍합인데, 최근 외산 홍합에 밀려서 멸종위기라고 한다.
토종 홍합은 듬성듬성 자리를 잡고 자라나서 알이 크고, 외산 홍합은 다닥다닥 붙어서 크기가 작단다.
게다가, 토종은 독성이 없어서 여름철에 먹어도 되는데, 외산은 독성이 있어서 여름철에 먹으면 위험하단다..


<홍합, 붉은색이 수컷, 하얀 홍합이 암컷.. 하얀건 처음봤다>





<기다리다 배가 들어온다..>










점심은.. 군산으로 나오다가
점심특선 뼈다귀 해장국이 보여서 들어갔다!
두그릇에 6천원.... 괜찮다~ 
여행자에겐 이런 음식들이 자주 보여줘야 하는데..
어쩌튼 나름 든든하게 먹고서 전주로 출발한다!~






군산 벛꽃축제
가다가 보니깐, 군산 벛꽃축제를 한다~
오홍.. 벛꽃은 지겨운데... 축제를 하고 있어서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사람구경도 할 겸, 들려볼까 하고 들어가는데.. 워우 정신없다..


<벛꽃 축제가 열리던 길.. 여기가 무슨 길이였는데..  아무튼 유명하다 전주로 가는 길이 벛꽃으로 쫙 이어져있는..>



<벛꽃 축제>





<고래고기를 먹어볼라고는 했는데..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PASS!!>








전주 도착!!
전주까지의 거리가 짧지는 않았었는데,
오늘 생각보다 잘 달려왔다. 그동안 조금 살살 다녀서 그랬었나.. 바람도 안불어주고..
평균속도가 잘 나와서 2시간만에!! 군산에서 전주로 넘어올 수 있었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서 서찬이와는 6시쯤 만나기로 하고 전주시내를 좀 돌아볼까 하고 출발한다!~

<전주 월드컵 경기장>




일단 전주 시내로 들어가는데,
이상하게 자전거의 바퀴압력이 줄어드는것만 같고, 지난 펑크때 바람을 잘 넣어주지 못한것 같기도 해서..
타이어에 바람도 넣을겸, 그리고 영준형 자전거가 브레이크인지 휠에 문제가 있는지 잘 나가지가 않아서 정비도 할겸
주변에 자전거샾을 찾았다. 하지만.. 수입자전거를 취급하는 곳이 생각보다 없었다.
이상하네.. 전주시정도면...... 하는 생각에 찾아보는데....
몇 군데를 다니다가 찾아낸 곳!!~
아저씨께서 친절하게 여기저기 손 봐주시고.. 요즘 자전거여행자들이 많다면서 조심하라고 격려아닌 격려도..
덕분에 이것저것 필요했던것 한두개 사드리고 나왔다!~

<전주의 자전거샾>



여기도 시내였지만 조금 더 들어가면 시내 중심이! 나온다~
영화의 거리.. 한옥마을.. 등등..
그래서 조금더 가서 둘러보기로 하고.. 시내에 도착한 후에는 근처 교회를 발견,
교회 관리자분께 부탁후, 자전거를 세워두고 걸어서 돌아다닌다~
호~ 전주....마음에 드는 동네~
오랜만에 서울같은 모습에 기쁘기도 하다~!
커피한잔이 생각난다.


<전주의 영화의 거리.. 웨딩에거리..등 이름붙혀진 거리가 십자 모양으로 퍼져 있었다>





<4월말부터 시작되는 전주 국제영화제.. 아쉽네 날짜가 안맞아서..>





서찬이와 만나다!!~~
서찬, 우리 군대 선임이자, 나의 과 사수였던 동갑내기 친구!
군대에 있을때에도 잘 해줬었는데.
이렇게 밖에서.. 그리고 자전거타고 직접 전주에서 보게 될 줄이야 ^^
아무튼 오랜만에 만나서 꽤나 방가웠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전주에 오면 꼭 먹어봐야하는 음식. 전주 비빔밥을!~


<전주비빔밥, 유명한 가게......... 맛은? 깔끔했지만.....  기똥차게 맛있지는 않았던 기억>





밥을 먹고,
뭐 마땅히 할게 없다ㅋ
피시방,당구장 머 이런대를 가자니 그건 서울에서 할 수 있는것을이니..
그냥 서찬이의 설명과 함께 여기저기 둘러본다~
한옥마을의 밤 모습,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했던 전동선당(맞나?) 그리고 한옥마을 윗쪽에 위치하던 오목대..
여기저기 알려주면서 내일 오전중에 볼 곳도 정해보고.. 

<여긴 전주...에 무슨 문이었는데.. 영화의거리..웨딩의 거리..등 중심쪽에위치했던 기억>



<한옥마을의 입구, 경기전 앞에 있던 매점..인데.. 이 한옥마을의 모든 구조물들은 한옥형태이다.. 그러면 입점이 안된다는>




<요게 전동성당, 꽤나 이쁘게 생겼다>



<전동성당 안에 모습, 마침 미사가 진행되기 직전이라, 서둘러 나왔다>



<한옥마을의 다른 모습들>





<9일차에 등장할 커피숍..오 좋다.. 내일 여기서 커피마신다~>






<오목대의 모습>



<오목대 주위로 조성되있는 산책로. 전주시내가 내려다 보인다. 너무 어두워서 흔들림 어쩔수 없었다.>




<저기 레이저를 하늘로 쏘는 곳이 우리가 오늘 숙소로 정할 찜질방이다ㅋ>





밤이 깊었다.
우린 또 내일 달려야 하니..
8~9시되면 씻고 잘 준비를 해야한다.
오늘은 어디서 잘까.. 찜질방을 찾다가.. 
서찬이가 형한테 전화해서 괜찮은 찜질방을 소개받아서 가는데 위에 사진에서 보던 레이져 쏘던곳이..
나이트가 아니라 찜질방이었다는 것을 그 앞에 가서 알게 되었다.
신기해 ㅋㅋ

아무튼 상당히 좋은 찜질방에서 깨끗하게 씻고~
오늘도 마무리한다!~


내일은 어떤일이 있을까!~












전국여행 8일차(2009.04.09)
여행지에서 인연은 참 즐겁다.
55세의 동네분을 만나고.. 서찬이를 만나고..

세상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보고, 느끼고..
그들을 통해서 그들의 삶을 듣고 보며.. 
나의 삶을 돌아보게 되고, 나보다 못한 사람을 둘러보게 된다..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할지도 생각하게 되고.

참 여행이란것이.. 마냥 돈쓰고 일상에서 탈출 하는것으로만 생각하지만.
사실 일상속에서 얻지 못하는것들, 내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 재충전하는 시간이 아닐까..

전주!!
이번 여행중 상당히 마음에 드는 도시중에 하나다!
정말.. 다시 와보고 싶고, 또 주변에 추천해주고 싶기도한..
지금껏 지나온 다른 지역과는 달리..
문화재나 전주시만의 특성을 살리려는 모습들이 고곳에서 보였다.
특히 한옥마을은 매점조차도, 한옥건물로 지어지지 않으면 들어올 수 없다.
지역 자체를 한옥만 들어올 수 있게 해서 분위기 있고, 전주시만의 관광요소로 발전 시킨것이 아닐까..
밤이라, 그리고 시간이 없어서 많이 돌아보지는 못했지만, 
곳곳에서 실제로 체험할 수도 있는 곳도 많다. 한옥체험, 도자기체험 등등..
먹을것도 참 많은 전라도 아닌가.. 다소 좀 비싸긴 하지만.. 
음식맛은 정말 좋았던것 같고~
찜질방도 마음에 들었다!~

우리나라의 모든 지역들이 전주시정도 만큼의 노력과 생각으로 문화재를 관리하고,
지역특성화를 위해 고민한다면. 참 좋을텐데!~

아무튼 나중에 또 가보고 싶은 지역중에 하나!!
추천한다!












사용한 돈  
아침 : 안먹음
점심 : 군산 뼈다귀해장국, 6,000
저녁 : 서찬이가 사준 전주비빔밥
숙박 : 찜질방 전주한옥스파, 12,000
배값 : 배 삯(장자도->군산), 20,400 

오늘 쓴 돈 : 38,400원 , 누적금액 : 399,200원 , 잔액 : 600,800원

이동거리
선유도 -> 군산 -> 전주
라이딩 시간 : 13:30 ~ 15:50
최고속도 : 49km/h 
오늘 이동거리 : 68km
누적 이동거리 : 493km





<8일차 이동경로, 밝은 노란색 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