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감성의 회복

자전거여행 | 9일차, 전주-정읍-광주

insummus 2012. 6. 7.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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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을 다녀온지 3년이 지난 이마당에.. 

미쳐 정리하지 못했던 나머지 4~5일간의 일정을 포스팅 합니다.

뭐가 그리 바쁘다고 이제서야 마무리를 하려 하는지.. 안타깝네요!


이젠 기억도 좀 가물가물 하지만! 흔적을 남겨두기 위해서 시작합니다.





아침은 우유와 건빵!
부대에서 얻어온 건빵이 나름 요기가 된다. 목이 좀 막히긴 하지만, 우유랑 먹으면 간식도 되고 간단한 아침도 될 수 있네.
아침을 간단히 먹고 어제 둘러보지 못한 전주 시내를 날이 더워지기전에 둘러보기로 하였다..
어제밤에 가보고 반하게 된 한옥마을 주변이라도 둘러봐야 하지 않겠는가~ ^^
오늘 목표는 광주에 도착하는 것이기에, 구경도 하고 갈길도 멀다!~



개인적으로 이번 자전거 여행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을 뽑으라면 나는 전주를 뽑겠다.
먹을것도 먹을것이지만 한옥마을이 참 인상적이었다.
음식점이며, 커피숍이며 심지어 구멍가게까지 한옥집으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한옥마을 초입에 있던 경기전도 볼만하다. 



<경기전 사진> 








<그리고 가장 마음에 들었던, 한옥마을 내의 커피숍>
 


여기서 먹은 아이스아메리카노가 그리 맛나더라..



<전주에서의 아쉬음을 뒤로 하고, 다음 목적지인 정읍-광주 루트를 살피고 있다>






아쉽지만, 
전주에서의 시원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떠나보내야 할 시간.
벌써 시간이 오후 2시다..
서둘러야 한다..  야간주행은 위험하니깐!!

우선 목적지는 정읍!
하지만 2시의 햇살은 장난이 아니다.
맞바람과 함께 속도가 나질 않는다.


<정읍로 가는 국도>



끝없는 평지... 평지가 쉬울줄 알았던건 오산.

끝없는 평지에서 불어오는 맞바람이 기가 막히다.

평균속도가 너무 느리다.. 지쳐가기도 하고.


잠깐 쉬기도 하면서 숨을 돌리다 보면..


아래와 같은 이정표를 만나게 된다.

아, 일단 13km 만 더가자!





따단~

정읍 시내다. 광주까지 가려고 했으나 해가 저물고 있었고(이때가 저녁 7시 무렵)

미쳐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몇일전 펑크가 났던 부분이 또 터졌는지 타이어에 바람에 세는 것을 느꼈다.

어쩔 수 없이 정읍 시내로 입성!!

생각보다 큰 도시는 아니였지만 사진과 같이 펄펄 넘치는 정이 듬뿍 담긴 듯한 느낌을 받기에는 충분했다!


여기서 하루 머물까 하다가, 마땅히 잘 곳도 없어 보이고 오기가 생겨 야간주행을 결정!

광주까지 가는거다!

일단 간단히 저녁을 해결하고(싸게 먹을라고 했는데 김밥, 만두국, 떡뽂이.. 많이 먹었다. 야간주행을 해야하니까!)

그리고 야간에 먹을 간식도 좀 사고!



정읍을 못보고 가는건 아쉬었다.

그리고 광주로 출발할려든 차.. 벛꽃축제와 함께 동춘서커스단이 !!!

어릴적 서울에도 자주 왔었던 동춘서커스단을 여기서 보게 될 줄이야..

못본지 오래 됐었는데 참 새롭네.

아래 사진을 보면 강 옆으로 벛꽃이 만발했고 야시장이 깔려있고 노랫소리가 흘러 나온다.


역시, 아쉬워..

아쉽지만. 목표는 광주다!! 더 어두워지기 전에 출발!



하지만. 생각보다 어둠은 빨리 찾아왔다.

산길이라 한번 어둠이 몰려오면 순식간이다. 게다가 결코 쉽지 않던 길.

언덕과 고개길과 공사중인 길 까지.

차량마저 뜸해서 까맣다 아주..


야간주행은 되도록이면 삼가해야 한다.. 아래와 같은 느낌이기에 차량도 우리를 파악하기 쉽지 않고.

도로면도 파악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야간주행의 느낌은 새롭다. 시원하고, 조용하고 생각에 잠기기도 하는..


그리고 또 만난 고개. 갈재와 금재 내장산 부근에 있는 고개길이었던 것 같다.

정말 올라가면서 욕이 나올 정도였다. 낮에 봤으면 분명 아름다웠을 길이었으나..

풍경도 보지 못하고 오로지 깜깜한 고개길을 S자로 올라야 했기에..


<조금 더 올라가야 정상이다>


<광주시내로 추정되는 도심의 불빛..이라 하기에는 너무 빨간 빛이지.. 하지만 광주 초입 도로이다. 도심은 저 멀리..>


<드디어 정읍시 잘가, 광주시 안녕>





정말...
광주까지 괜히 무리했나 싶을 정도로.
막판에 힘이 많이 들었던 기억이다.

광주 시내에 도착한 후, 우리는 찜질방을 찾았다.
여러번 찜질방을 가면서 거절당한 곳도 있고 자전거 보관이 힘들어서 포기한 곳도 있었는데.

광주의 찜질방은 친절했다!
프론트 바로 앞에 자전거를 묶어두고, 주인아저씨가 프론트 보는 분들에게 신신당부까지.
다음날 오전에 교대하는 분들에게도 인수인계 확실히 하라는 말까지 해주시니..

그리고, 탕에서 몸을 녹이던 우리의 허벅지를 보고는,

"어우~ 허벅지가 두분다 튼튼하시네요~ 운동 많이 하셨나봐요~^^"

실은 9일째 여행에 부어있었던 것은 아닐까ㅋ




전국여행 9일차(2009.04.10)
전주에서 아메리카노의 여유를 즐기다가,
광주까지 한번에 달려온 날.

이제는 거리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시간이 중요할 뿐.
야간주행을 하면서 아무도 없던 산길을 지나갈때면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소리, 노래부르던 영준형의 목소리 그리고 까만 풍경과 하늘.
그 안에 보이지도 않는 내가 달리고 있다.

그러면서 생각하기도 한다.
내가 뭐 하고 있는거지?ㅋ

그런 생각들.
좋은 생각, 좋은 기분.
광주에서 피곤한 몸을 녹이고, 내일은 광주에 있는 군대 동기와 선임이었던 동생을 만나려고 한다.






사용한 돈  
아침 : 우유+건빵, 2,400
점심 : 갈비탕(서찬이가 추천한 영화의거리 안쪽 맛집), 23,000
저녁 : 김밥,물만두,떡뽁이,7,000
간식 : 음료수+초콜렛+계란+음료수, 8,000
숙박 : 찜질방, 10,000

오늘 쓴 돈 : 50,400원 , 누적금액 : 449,600원 , 잔액 : 550,400원

이동거리
전주 -> 정읍 -> 광주
라이딩 시간 : 14:30 ~ 23:00
최고속도 : - km/h 
오늘 이동거리 : 120km
누적 이동거리 : 613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