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같은 숙소를 썼던 남자분과는 아침을 간단히 먹고 서로 갈길을 갔다.
남자분은 어제 1100고지를 다녀왔고, 아마 계속해서 시계 반대방향으로 가시는 것 같았다.
우리는,
남자분이 말씀해주신 1100고지를 향해 출발 할 준비를 하였다.
1100고지로 말하자면, 한라산 해발1100m 위치이며..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가로지르는 길이다.
도로도 잘 되있긴 하나, 1100고지까지는 쉬지않고 17km 가량이 언덕(업힐)이다.
제주도에 왔으면! 1100고지 한번 가야지 않겠나! 싶어서 우리는 자전거의 짐을 모두 내려놓고.
가벼운 상태로 출발 준비를 하였다.
숙소에는 짐을 맡겨 두고서.
보통 제주 힐클라임(아마 업힐 대회인듯)이 열리면 선수들은 50분대 정도, 보통은 1시간 정도(2009년 기준) 걸린다고 한다.
우리는 얼마나 걸릴까? 중간에 땅에 발을 내리지 않고 쉬지 않고 올라가 보기로 한다.
10시 출발.
<1100고지 길을 찾아서>
<이미 시작했다. 평지같지만 언덕이며 17km가 언덕이다>
<땅에 발을 내리지 않기로 했지만.. 그건 불가능>
<끝도 없는 언덕이다>
<지쳐서 중간에 사진이 많이 없다. 하지만 여기가 1100고지 휴게소>
<그렇다, 1100고지는 올라왔다.. 시간은?>
<저 더이상 위로는 산이 안보인다>
<1100고지 휴게소에서의 점심!>
<밥은 시켜놓고 아직 먹지는 못하고 있다.. 갈증부터 내리고>
<이게 바로 1100고지>
<그리고 이제는 내려갈 일만 남았다... 그렇게 그 사건은 다가오고 있었지만, 이때까지도 마냥 신나있었다>
다운힐 최고속도 67km..................................
전국여행 14일차(2009.04.15)
1100고지. 정말 힘들었다.
가파른 언덕이 아니라 있는듯 없는듯한 언덕이 17km.... 이게 더 끔찍했다..
나는 이 1100고지를 2시간 좀 안되게 걸렸다.
업힐 처음, 그리고 14일간의 여행 피로 누적을 생각한다면 선방인가? 모르겠다.
선수들은 이 구간을 평속 20km로 주행한다고 한다. 나는... 8~9km정도. 정말 장난이 아니다.
어찌되었건. 올라는 갔고, 문제는 내려오는 것.
업힐도 처음 이었지만 이런 다운힐도 처음.
올라간게 힘들었다면 내려오는건 생각만해도 즐겁다.
그래서 우리는 무식하게 속도를 냈다..
정말 무식하게. 최고속도 67km.
잘 타시는 분들이야 어떨지 모르겠는데, 중간에 한번 뒷바퀴가 미끄러지는 느낌과 도로 밖으로 튕겨나갈거 같은 힘을 느끼곤..
이내 속도를 줄인다.
그.런.데.
나는 위험을 느껴 속도를 줄이던 중.
영준형은 내 앞을 지나쳐가며 순간 앞바퀴를 중심으로 뒷바퀴부터 넘어가기 시작한다.
앞으로 구르면서 머리부터 떨어지고, 그리고 자전거는 공중에서 회전 후 도로 밖으로 튕겨 나간다.
정말 그 순간, 뒤애서 나는 슬로우 비디오를 보는 것 처럼 앞으로 굴러 넘어가는게 눈에 선하다..
황급히 나도 자전거를 세운 후 형에게 달려갔더니.
호흡곤란과 함께 얼굴에 상처도 났다.
가슴을 부여잡고 숨쉬기를 힘들어 하던 형은 몇번 끄억끄억 거리더니 이내 호흠은 하지만 많이 다친것은 분명했다..
다행히 뒤에서 따라오던 승합차가 멈춰섰고, 외국인과 한국인이 내려 다가온다.
외국인은 의사였고, 간단하게 동공확인 및 몇가지를 물어보더니 괜찮다고 한다.
신기하게도 의사였다니..
그러고나서 119를 불렀다.
난생 처음 타보는 119를. 제주도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탔다.
병원 응급실로 가니.
팔목은 금이 간 것 같았고 얼굴의 상처는 다행히 괜찮다고 하고, 코 쪽에도 정밀검사가 필요..
영준형은 웃으면서 괜찮다며 여행을 계속하자고 했으나.
자전거 해들도 못잡는건 당연..
나는 렌트하러 간다.
그리고 어제 묶은 숙소로 다시 돌아간다.
사용한 돈
아침, 점심, 저녁을 사먹기는 했으나 기록할 정신은 아니였다.
오늘 쓴 돈 : 50,000원 , 누적금액 : 621,600원 , 잔액 : 378,400원
이동거리
중문-1100고지-중문
라이딩 시간 : ?
최고속도 : 67 km/h
오늘 이동거리 : ? km